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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영도 2부

by 파치카 2021. 2. 4.

 


19세기

탐험가들은 점점 극지방으로 향해나갔다

영하 80도 되는 추운 극지방

하지만 영하 273도에 달하는 절대 영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제임스 듀어 (1842~1923)

절대 영도에 공식적으로 첫 도전장을 던진 사람은 영국 왕실 연구소의 제임스 듀어 (James Dewar)였다

*마이클 페러데이 (1791~1867)


듀어 이전에 패러데이가 압력에 따라 기체가 액체화되는 걸 알아냈고 그때 찍었던 최저 온도가 영하 130도


이후 약 30년간 누구도 이 기록을 깨지못했으나 영하 273도에 비하면 여전히 높은 온도였다


패러데이는 아무리 압력을 낮춰도 액체화 되지않는 기체가 있다는걸 발견했고 이를 "영구 기체" 라고 불렀다



그리고 몇 십년이 지나고 한 남자가 나타나 왜 패러데이가 "영구 기체"를 액체화 시키지 못했는지 설명했다

*판 데르 발스 (1837~1923)

"각 분자의 결합을 끊기 위해선 특정 온도까지 내려야한다!"


패러데이가 액체화 시키지 못했던 몇몇 기체들

산소 (영하 183도)

질소 (영하 196도)

수소 (영하 252도)

 

헬륨 (영하 269도)

 


듀어는 판데르발스의 이론을 이용해 이 영구 기체들을 액체화시키기에 도전했다

*산소 수소 질소 등 6가지 기체


하지만 듀어는 혼자가 아니었으니..


*헤이커 오너스 (1853~1926)

 


헤이커 오너스 역시 액체화 시키기에 도전했다


듀어는 자신의 실험을 비밀스럽게 행하던 반면 오너스는 공개적으로 심험을 진행했다



하지만 둘의 실험 방법은 비슷했지만 상당히 위험했다

 

 

 

이렇게 냉각제와 끓는 점이 각기 다른 기체를 세팅을 해놓고

기체에 압력을 가한다

그리고 밸브를 열어 기체를 미리 준비해둔 냉각제로 액체화 시킨다

액체화된 기체를 옆에 있는 용기로 흘려보내고

똑같이 기체에 압력을 가하고 냉각제에 흘려보낸다

또 똑같이 해준다

필요한 최저온도에 도달할때까지 반복한다

마지막엔 당연히 수소

똑같이 흘려보내면

필요한 온도 영하 252도에 도달한다!

 

 

 

병의 기압은 바깥에 비해 너무나도 낮았기에 폭발의 위험성이 있었고

실제로 듀어의 몇몇 조수들은 시력을 잃기도 했다

 

*대학원생도 이제 사람임

 

 

 


오너스는 비슷한 실험을 공개적으로 진행하였는데

시 측에서 폭발의 위험성때문에 2년간 연구실의 문을 강제로 닫아버렸다

이로 인해 오너스는 시작조차 할 수 없게 되었다



듀어는 20년동안 이 수소의 액체화에 도전했고


드디어 마지막으로 남은 영구 기체인 수소를 액체화 시키는데에 성공했다

 


이때 도달한 온도는 약 영하 252도

절대 영도로부터 21도밖에 떨어지지 않은 지점이었다 




하지만 산 정상에 도착하면 또 다른 정상이 보인다 했던가

새롭게 발견된 헬륨이 기다리고 있었다

 


판데바르스에 의하면

헬륨을 액체화 시키기 위해선 수소보다 더 낮은 온도를 필요로 했다

영하 268도에 도달해야만 했다



하지만 그 보다도 먼저 헬륨을 손에 얻었어야했는데

공교롭게도 듀어는 헬륨 발견자인 윌리엄 램지와 적이었던 상황이라서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듀어가 헬륨을 구하는 동안 오너스 역시 헬륨 액체화에 뛰어들었다




듀어와 오너스 모두 헬륨의 공급처를 찾았으나

실험을 하기엔 너무 소량이라 오랜 시간동안 모아야했다

 


오너스는 실험 시작 전에 존버타며 약 3년간 헬륨을 모아두었다

 


듀어 역시 몇 개월동안 존버하며 모았으나

조수가 실수로 밸브를 여는 바람에 모두 공기 중으로 흩어지는 바람에 멘탈이 깨져 액체화에 손을 떼고 말았다

 


결국 오너스 홀로 헬륨의 액체화에 도전하게 되고만 것이다

 

"존버는 승리한다"



 


1908년 7월 10일 아침 5시 45분에 시작된 


오너스의 헬륨 액체화 도전



수 시간동안 준비하느라 바빠 밥도 아내가 먹여줬는데


그 결과는...



안보인다..실패인가..?


아냐..됐는데 잘 안보인걸수도?


짠!


액체화된 헬륨이 튜브에 고여있는 걸 확인했다!


영하 268도에 도달하여 최초로 헬륨 액체화에 성공한 것이었다

 



오너스는 헬륨 액체화 성공으로 노벨상을 수상하게 되었다


하지만 수소 액체화를 성공했던 듀어는 전혀 주목받지 못하고 쓸쓸히 죽음을 맞이했다







오너스는 절대 영도에 조금 더 다가가고자 했다


낮은 온도에서의 전기가 어떻게 전도되는지를 알아보던 중


절대 영도에서 4도 높은 영하 269도에서 저항이 모조리 사라지는 기이한 현상을 발견하게 된다


오너스는 이 현상을 "초전도 현상" 이라고 불렀다

 

*대한민국에서 확인된 초전도 현상




기이한 현상을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절대 영도에서 2도 높았던 영하 271도에서는 끓어오르던 액체 헬륨이 갑자기 식어버리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이 현상을 "초유체 현상" 이라고 불렀는데


얼마나 기이하면 팔팔 끓던 액체 헬륨을 비커에 담아두고 온도를 더 낮추자


짠!


비커 사이로 액체가 흐르는걸 확인할 수가 있었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았으나



이러한 현상을 설명하기까지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나, 강림"


이 사람이 있었기 때문!




 



1920년대, 학자들은 양자역학이 이런 현상을 설명해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인슈타인 역시 이러한 사실을 받아드리기는 힘들었다

 

*사티엔드라 보즈 (1894~1974)

 


그러던 중 1925년 인도 물리학자 사티엔드라 보즈가 아인슈타인에게 자신의 이론이 담긴 논문을 보냈고

 

그 이론에 흥미가 땡긴 아인슈타인은 손수 계산을 해주었는데


그 결과 절대 영도에 거의 근접할 수록 양자역학에 따르는 새로운 형태의 물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 결론을 내렸다


기체도 고체도 액체도 아닌 제 4의 물질인

 


보즈-아인슈타인 응축이었다





절대 영도에 근접할 수록 

원 형태를 띈 원자들은 물결 모양으로 바뀌게 되고

온도가 계속해서 낮아지면 점점 더 긴 물결 모양으로 늘어나게 된다

그리고 계속 늘어나다보면 서로 곂치게 되고

각각의 원자가 자아를 잃어버린 듯 하나의 큰 형태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마치 내가 내가 아닌데 모든 곳에 내가 존재하는 것처럼..


 


하지만 보즈-아인슈타인 응축은 이론상으로만 존재했던 물질이고

수 많은 사람들이 그 존재를 확인하고자 절대 영도에 도전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1995년 6월 5일

 

*칼 와이먼(左)과 에릭 코넬(右)

 


와이먼과 코넬이 최초로 루비듐으로 보즈-아인슈타인 응축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그들은 절대 영도로 부터 십억분의 170도 높은 온도에 도달하였고


뒤이어 볼프강 케털레가 나트륨을 이용해 더 큰 보즈-아인슈타인 응축을 만드는데에 성공했다


 

아인슈타인이 수 십년 전에 예상했던게 맞아 떨어진 순간이었다



2001년 와이먼과 코넬와 케텔레는 이걸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게 되었다






인간들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어떤 사람은 이 보즈-아인슈타인 응축을 이용해 빛을 가뒀고


어떤 사람은 양자 컴퓨터를 만드는데에 노력을 했다


현재 인간이 도달한 최저 온도는 


절대 영도보다 백억 분의 1도 높은 온도이다

인간들은 과연 절대 영도에 도달할 수 있을까?


설령 도달하지 못하더라도

 

 

계속해서 온도를 내리다보면 또 다른 기이한 현상을 만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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